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타인의취향/필기구

형광 색연필

새로운 폴더를 만들고 첫 포스트네요.
예전부터 필기구를 좀 깐깐하게 선택하는 스타일이긴 합니다. 워낙 예민해서요^-^;
그리고 욕심도 많아서 쓰지 않을 것들을 과도하게 사는 나쁜 습관이 있지요.

요즘 형광 색연필 때문에 갈등을 겪고 폴더를 만들고 포스팅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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완소 점보 형광 색연필

제가 처음 사용해본 형광 색연필은 파버 카스텔의 textliner dry 1148 노란색이었습니다. 두꺼운 점보 색연필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고, 줄을 긋고 보면 중학교 때 유행하던 크레파스처럼 써지던 creart의 형광펜과 느낌이 좀 흡사하기도 해서 굉장히 아꼈습니다. 여행 다닐 때 보물처럼 소중히 다루던 론니 플래닛에 줄을 그을 수 있는 건 이 색연필 뿐이었지요.

그런데 인터넷을 하다보니 형광 색연필은 파버 카스텔보다 스테들러 삼각형 색연필(textsurfer dry)이 더 유명하더군요. 바로 이 제품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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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제의 Textsurfer dry

워낙 이 제품에 대한 평이 좋아서 괜히 잘못 산건가 후회도 하고, 기회가 닿으면 그걸 사서 써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벼르고 있다가 일주일 전쯤 학관에서 분홍색, 주황색, 연두색 세 자루를 질렀습니다. 들뜬 마음으로 사용해 봤더니 소문대로 삼각형의 그립이 손이 참 편하고 좋더군요. 그런데 마음에 드는 건 그것 뿐, 특별히 무른 색연필을 싫어하진 않지만, 심이 무른 것이 은근히 마음에 안 들더군요. 스테들러를 쓰다가 파버 카스텔을 쓰면 훨씬 기분이 좋게 줄이 그어지더라구요. 심도 파버 카스텔이 더 굵고 말이죠. 결정적으로 제일 큰 문제가... 특히 주황색의 문제인데, 색연필 대에 칠해놓은 안료의 형광이 너무 눈이 아파서 그걸로 줄을 긋고 있으면 눈이 아프더군요.

그래서 오늘 집에 오는 길에 생명의 삶 1월호를 사러 들른 교보문고에서, 과감히 파버 카스텔 색연필을 새로 사버렸습니다. 학관이 싼 줄 알고 일부러 학관에서 샀던 스테들러는 교보문고가 200원이나 더 싸더군요. OTL. 아무튼 무려 1200원이나 주고 샀던 색연필 세 자루는 동생에게 총총히 안기고, 저는 이제 완소 파버 카스텔과 함께 기뻐하고 있습니다. 색연필도 새로 장만했으니 이제 공부 열심히 해야겠습니다!

개인적인 취향이라 뭐라하긴 그렇지만, 스테들러는 그 색연필에 칠해놓은 안료의 명도 좀 줄여줬으면 좋겠네요. 파버 카스텔은 환경 보호를 위해 수성 안료를 사용하고 있는데 말이죠.

p.s 2007. 12. 25에 덧붙이는 이야기.
주황색은 스테들러가 색감이 더 좋더군요. 좀 더 밝은 오렌지 색입니다. 근데 색연필 자루가 눈이 부시니... 테이프라도 감고 쓸까봐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