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맛없는수다

타산지석?

내가 컴퓨터를 하루 종일 한다고 하면 나에게 대체 뭘 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. 내가 컴퓨터를 통해 하는 일이라면... 게임도 하고, 게시판 눈팅도 하고, 가끔은 블로그 글도 쓰고...

가장 많이 하는 것이 게시판 눈팅일 것이다. 내 컴퓨터 즐겨찾기에는 자주 가는 게시판들의 목록이 있다. 파울볼, 미니위니 등등... 다른 사람의 글을 읽어보면 아 그렇구나 하고 무릎을 치게 만드는 글부터, 감동적인 글, 정말 마음에 안드는 글까지 다양한 글들이 있다. 좋은 글에는 정말 좋은 글이라고 댓글을 남기거나 하지만 논쟁이 될 만한 글에는 왠만하면 끼어들지 않는게 언제부턴가의 습관이 되었다. 어렸을 때는 나와 의견이 다른 글을 보면 막 달려들어 논쟁하곤 했지만, 언제부턴가 그런 에너지가 사라지고, 누군가와 말 싸움을 한다는 것 자체가 피곤해졌다. 그냥 그 사람은 그런대로 살라지.. 라고 생각하고 넘기곤 하는데, 어린 학생들이 남긴 생각이 어린 글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된다. 나의 과거를 보는 것 같은 글들도 있고, 내가 과거에 싫어하던 사람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은 글들도 있고...

어렸을 때 정말 옳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커서는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알 때, 뭔가 아쉽다. 왜 그 때 알지 못했는지. 오늘도 한 학생의 글에 리플을 달면서 내 모습을 반성해 보게 된다. 나도 과거에 부모님과 대화가 통하지 않아서 힘들어 했었는데, 그 학생의 글에 부모님의 입장을 생각해보라는 댓글을 달게 되다니, 생각해보면 지금도 자주 부모님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곤 하는데 말이다. 댓글을 달고, 내 이야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그 학생을 보면서 내가 여기 왜 끼어들었을까 후회 했는데, 생각해보니 나도 그 학생의 모습과 다를 게 없는 듯 하다.

아 부모님 말씀 잘 들어야지.

p.s 글 쓰기 전에 제목을 '타인의 인생에 끼어들기' 로 정했는데,
타인의 인생에 끼어들었다가 결국 다르지 않은 내 인생을 발견해버리고 나니 제목을 무얼로 해야할지 모르겠다.
타산지석?

태그는 뭘로 하지?